지난 1년을 회상하며, 대학원 유학 준비 과정의 본질을 드러내는 은유(Metaphor)가 뭘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며칠 생각한 끝에 불현듯 떠오른 단어는 '세일즈' 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유학 준비는 불특정 다수에게 뿌리는 광고가 아니라, 고객의 기호를 파악하고 이에 맞추기 위해 발로 뛰는 방문 판매입니다. 정형화된 기준에 맞추는 자격시험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입니다.

구체적인 준비 단계는 세가지입니다. 우선 자신에게 팔아야 하며, 그 후 추천서를 써주실 분들에게 팔아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입학사정위원회(Admission Committee)에 팔아야 합니다. 이 과정 하나하나가 필수적이며, 순서대로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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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준비는 최소 1년이 걸리는 오랜 여정입니다. 전공 결정, 영어 시험, 추천서, 자기소개서, 관련 장학금 지원까지 준비할 것이 끝도 없습니다. 왜 유학이 최선의 대안인지, 왜 그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지, 가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이 모든 관문을 통과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유학 준비의 많은 과정은 지원자의 확신을 평가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확신이 없다면 어떻게 자신있게 추천서를 부탁드릴 것이며, 어떻게 설득력있는 에세이를 쓸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아직도 충분한 확신없이 준비하는 지원자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이 유학 준비에 중도 포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확신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자신에게 충분한 확신이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재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하세요.

후배들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안되면 1년 더 해서라도 원하는 프로그램에 진학하겠다는 정도의 확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학 준비나 고시 공부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마찬가지인데, 왜 유학은 한번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일이든 임하는 태도가 결과물을 바꿉니다. 이길밖에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 집중력도 생기고, 아이디어도 샘솟습니다. 이 정도로 정신 무장이 되어 있는지 자문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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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확신을 얻은 후에 할 일이 추천서를 써 주실 분들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나중에 자세히 밝히겠지만, 제대로 된 추천서 한장이면 다른 조건에 관계없이 합격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 추천서입니다. 또한 미국에서의 추천서는 전문가로서 개인의 신용을 담보한 것이며, 대부분 추천서를 써주시는 교수님들도 이를 잘 아시는 까닭에 '의미있는' 추천서를 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추천서를 써 주실 분과의 첫 면담, 그리고 최종적으로 추천서를 부탁드리리는 과정은 스스로가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그분에게 설득시키는 과정입니다. 평소의 노력에 더하여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역시 기본은 자기 확신입니다. 스스로 믿지 못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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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프로그램에서 최종적인 심사는 입학사정위원회가 합니다. 이 위원회는 해당 학과의 교수로 이루어지며, 그해 지원자에 대해 토론을 하고, 투표를 하기도 하는 식으로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즉, 유학 준비의 성패는 이 '위원회'의 관점에서 누가 더 매력적인 지원자로 보이느냐가 결정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사람(들)을 뽑는 과정인 만큼 다음 명제가 성립합니다.
대학원 유학 준비에 일반론은 없습니다.
대학원 입학사정은 모든 지원자를 한줄로 세우는 고시가 아닙니다. 학교 및 학과, 그리고 그해 입학사정위원회 교수들의 성향에 따라 선발기준의 항목 및 가중치는 상당히 다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어떻다'는 주장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시험점수부터 에세이까지 자신의 지원학과에 맞게 준비하는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아카데믹한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에 실용적인 성향을 드러낸 에세이를 보내는 일은 피하자는 겁니다.

물론 뭐가 '맞는지' 알려면 정보가 필요합니다. 해당 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에게 직접 문의하는 등 정보를 얻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입학 사정의 기준에 중요한 부분이 '프로그램의 성격과 지원자의 적합성'이므로 이정도 수고는 가치있는 일입니다.

Differentiate or Fail

또한 한가지 더 염두에 둘 것이 차별화입니다. 좋은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대부분 몇십대 일을 넘습니다. (즉, Acceptance Ratio가 5%가 안됩니다.) 준비과정에 추천서 등이 포함되는 것을 감안하면 허수 지원자의 비율도 높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조건을 다 갖춘 학생도 안심할수 없습니다. 뭔가 심사위원의 시선을 확 잠아끌 무언가가 더 필요한 것입니다.
Ask Yourself : 수천명의 다른 지원자와 나를 다르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남들이 다 하는 일을 더 잘하는 것 보다, 남이 안하는 일을 하는 것이 쉽습니다. 객관적인 조건이 불리할수록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다른 지원자와 다른 그 무언가를 제공해야 합니다. 예컨데, 학부때 수업보다는 개인적인 탐구 활동으로 바빴다면 이를 증빙할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는 것입니다. 위원회의 누군가가 이 자료에서 연구자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발견해 준다면 성공입니다.

차별화의 수단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중요시되는 '다양성'도 차별화를 이루는 방법입니다. 자신이 지원자 풀에서 충분히 소수자(minority)에 속한다면 확률은 높아지는 것입니다. 인문계 학생이 대부분인 프로그램에 이공계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지원한다면 그만큼 강점이 됩니다. 공대에 지원한 여학생이 유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마치며

이번 글은 제가 생각하는 유학 준비의 총론에 해당하는 것으로, 요령보다는 원칙을 담았습니다. 다음에는 각 단계 - 전공 결정, 영어 시험, 추천서, 자기소개서 - 에 대한 각론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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