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허가를 받은 지 며칠 안된 풋내기가 쓰기에는 식은땀나는 제목의 글입니다. '내용보다 껍데기'가 우선시되는 우리나라 풍토가 안타까웠습니다.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오해1 : 유학은 억대연봉의 지름길이다.

'재테크'가 화두인 세상입니다. '부자아빠'가 아니면 대접받지 못하고 '20대부터 미치지'않으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유학 준비도 금전적인 것을 기대하고 하는 분이 많은 듯 합니다. 이에 대해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You simply can't become an accomplished researcher,
if you're not starting for the sheer pleasure of learning and discovering the truth.
And you can't get wealthy or famous unless you become one.
간단합니다. MBA등의 전문대학원이 아닌 다음에야 유학은 학문연구를 외국에서  하는것이며, 연구자로서 성공하지 못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일단 외국 석박사학위만 받아오면 우리나라에서 알아주지 않냐구요? 제가 보기에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얼마전 아는분을 통해 연락받아 찾아간 Google Korea인사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그 회사는 입사기준에서 학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고 합니다. 수차례의 심층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면면을 다 밝힐수 있는데 왜 다른 증거에 의지해야 되냐는 거죠.

그렇습니다. 대학원 유학을 '국제 공인 고급 자격증' 취득을 위한 관문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격은 실력 검증이 힘든 경우에나 가치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심층 면접을 비롯하여 학교든 기업이든 지원자의 실력을 검증하는 방법은 날로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학벌로 대표되는 자격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백번 양보하여 유학을 통해 억대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이 '지름길'이 될수는 없습니다. ROI 측면에서 최소 수년이 걸리는 석박사학위는, 기본적으로 관련 분야의 광범위한 배움과 연구를 통해 인류에 지적 자산에 기여하는 독창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해당 분야에 대한 열정과 뼈를 깎는 노력을 전제하는 일입니다. 직업 활동에 대한 준비로서, 개인의 역량 향상이 주 목적인 전문대학원과 근본 및 지향점이 전혀 다른 것입니다.

TV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성공에 대한 장밋빛 환상만으로 유학준비를 시작하는 분이 계시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대학원 유학은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영어점수도 받혀주니까 시작하신다면 뭔가 오해하고 계신겁니다. 유학은 '할수있다'의 문제가 아니라 '하고싶다'의 문제가 되어야 합니다. 몇년을 하면 연구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데, 능력만 믿고 시작한 일이 결과를 맺지 못한다면 초조해지고 '대충 해서 졸업해야지'하는 식의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겁니다.

오해2 : 랭킹 높은 학교 못갈 바에야 안 가는 편이 낫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놀이를 좋아합니다. 서른살에는 30평, 마흔살에는 40평 아파트에 살아야한다는 무시무시한 법칙(?)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서열화하고 자신의 '서열'에 따라 울고웃고합니다. (저도 어쩔수없는 토종 한국인이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유학도 US News 통계로 대표되는 잘 알려진 '학교 및 학과 랭킹'이 있으니, 여기서 몇위하는 학교냐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믿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대학원의 과별 순위는 결국 교육 및 연구의 질을 순위화한다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말이 안됩니다. 학교의 연간 예산 및 논문 발표 건수, 그리고 졸업생 평균 연봉이 주된 평가항목인데 사실 이는 학교의 전통 및 규모와 많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라 실질적인 교육의 및 연구의 질과는 많은 편차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랭킹이 높은 학교가 일반적으로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랭킹의 효용이라는 것이 결국 랭킹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정서적 측면이 큰데 -- '나는 랭킹  OO위 학교에 나왔단 말이지' 등등, 발표논문 및 인용횟수라는 객관적인 평가지표가 엄연히 존재하는 국제 학계에서 그런 피상적인 만족감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정작 의미있는 부분은 우수한 학생 및 교수진과 일할 수 있느냐인데, 이런 부분은 랭킹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련 분야의 권위있는 학회의 Chair나 논문 발표자를 찾아보는것이 정확하겠죠.)

랭킹의 가치를 어느정도 인정하더라도, 대학원 유학은 교수 및 연구자 몇명과 일하러가는 것이지 학부처럼 학교에 다니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US News에서 학과별 세부전공까지 나누어 랭킹을 산정해 놓았지만 여전히 지나치게 큰 단위이며 빠진 분야도 많습니다. 예를들어 컴퓨터 분야의 세부전공으로 소개된 Artificial Intelligence는 Machine Learning, Knowledge Representation, Intelligent Agent등의 분야로 다시 나누어지는 굉장히 큰 주제입니다. 그리고 실제 연구는 이러한 세부 분야에서도 특정 주제만을 잡아서 몇년간 탐구하는 일입니다. A.I. 랭킹이 높은 학교지만 Machine Learning에 관심있는 교수가 별로 안계시다면, Machine Learning을 연구하기 위해 그학교를 가야될까요?

지금 손에 US News랭킹표가 들려있다면 대신 관심 분야 논문이나 학회지를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다음에는...

이에지는 글에서는 유학 지원요건과 관련된 다양한 오해 - 출신학부, 학점, 영어성적 등 - 를 다루겠습니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전체 내용의 Outline을 다운받아 미리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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